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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룩스유도단] '유도 5개 메달' 황희태 감독 '선수 때 못 이룬 '올림픽 메달' 한 풀어'

관리자 2024-10-18 조회수 175

황희태 KH필룩스 유도단 감독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케이스타뉴스


황희태 유도 국가대표 감독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유도 국가대표팀이 5개의 메달을 획득하면서 선수로서 이루지 못한 한을 풀었다고 말했다.

케이스타뉴스는 최근 서울 강서구 IHQ 본사에서 파리 올림픽 유도 대표팀을 성공적으로 이끈 황희태 감독을 만나 그의 올림픽 여정과 유도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2024 파리 올림픽'이 지난달 11일 보름 간의 여정을 마치고 폐회했다. 한국은 총 32개의 메달(금13, 은9, 동10)을 획득하며 참가국 중 8위라는 높은 성적을 얻었다.

한국 유도는 개인전에서 은메달 2개(남자 100㎏ 이상급 김민종·여자 57㎏급 허미미), 동메달 2개(남자 81㎏급 이준환·여자 78㎏ 이상급 김하윤)가 나왔다. 또 혼성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추가하며 한국 유도는 총 메달 5개로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2024 파리올림픽 출전을 마친 유도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유도는 이번 올림픽에서 24년 만의 메달 5개(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획득했다./사진=뉴스1


▶ 2000년 이후 유도 역사상 올림픽 최고 성적 '5개 메달 획득'
황 감독 "혼성 단체전, 안바울 선수 마지막 경기가 가장 기억나"


황희태 감독은 "올림픽 끝나고 쉬면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선수촌이 지방에 있기도 하고, 국제대회 등이 있으면 약 2~3주는 집에 못 간다. 시간이 있을 때는 가족과 보내려 한다"고 근황을 알렸다.

올림픽을 마친 소감에 대해 황 감독은 "메이저라고 치는 대회인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중에서 저는 올림픽에서만 메달을 못 땄다"며 "올림픽에서 제자들이 한을 풀어줬으면 좋겠다 싶었다. 금메달을 못 딴 건 아쉬움이 있지만 혼성 단체전에서 (선수들이) 멋진 모습으로 최초 동메달을 획득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유도가 획득한 메달 5개는 2000년 이후 얻은 최다 메달 수로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도 '2012 런던 올림픽' 이후 끊긴 금맥을 되살리진 못했다.

황 감독은 "전에는 남자 선수 위주였다면 (현재는) 여자도 함께 강세다. 재일교포 선수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강해지지 않았나 싶다"며 "그들이 한국으로 와 기존 선수들과 조합을 잘 이뤄서 좋은 성적이 나온 거 같다. 남자 선수들도 여자 선수들과 함께해 자신감이 붙었다. 여자 선수들이 받쳐주지 않으면, 남자 선수들의 부담이 크다. 이번에 다 잘해줬다"고 밝혔다.

선수들 훈련 방법에 대한 질문에 그는 "(한국 유도가) 일본보다는 기술이 부족하지만, 체력은 더 좋다. 기술적인 부분은 어렸을 때부터 습득한 부분이라 (현재 가능한) 체력적인 부분을 많이 신경 썼다"며 "(이로 인해) 올림픽 때 지치는 선수 하나 없이 체력적으로는 다 좋았다. 기술적인 건 조금 미흡했다. 안바울 선수도 한 체급 위 선수와의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았던 건 체력이 뒷받침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림픽이 다가오면 지도자들과 선수들 다 긴장하고 예민하다. 그때는 선수들을 풀어준다. 개인이 알아서 할 수 있게 한다"며 "프로그램만 건네주고 지켜본다. 올림픽이 길게 남았을 때는 어떻게든 끌고 가지만, 경기가 다가올 때는 최대한 내려놓고 선수들 재량에 맡긴다. (선수들은) 열심히 하지 말라고 해도 욕심이 있기 때문에 본인들이 열심히 한다"고 덧붙였다.

올림픽 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에 대해 황 감독은 "안바울 선수가 혼성 단체전에서 한 체급 위 독일 선수를 이기고 동메달을 획득했을 때"라고 말했다.

안바울 선수는 독일과의 혼성 단체전 정규경기에서 무승부(3-3) 거둔 뒤 들어간 골든 스코어 승부에서 한 체급 높은 상대를 이겨 대표팀에 값진 동메달을 안겼다.

황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안바울 선수가 기억에 남는다. 올림픽 전에 몸이 너무 좋았다. 세계선수권에서도 자신감을 회복하며, 이번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이 나올 거라 기대했다"며 "하지만 안바울 선수가 개인전에서 패했다. 안바울이 내게 컨디션이 너무 좋아 오버페이스했다고 하더라. 몸이 너무 좋으면 자신감이 넘치다 보니 (급하게) 달려들다가 지는 것"이라고 당시 경기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대한민국 유도대표팀 김민종 선수가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 드 마르스 아레나에서 진행된 파리올림픽 유도 남자 +100kg 토너먼트 금메달 결정전 프랑스의 테디 리네르와의 경기에 입장하고 있다./사진=뉴스1



▶ 지도자의 덕목? 감독과 선수 간의 '신뢰' 가장 중요
고3 때 전국 중·고등학교 유도연맹전서 첫 金 '유도 인생의 화양연화'

국가대표팀, 실업팀 지도 시 차이점과 관련해 그는 "실업팀과 국가대표는 훈련량에서 차이가 크게 난다. 국가대표가 훈련 강도가 높다"며 "실업팀에서는 선수들이 다쳐도 휴식을 취할 수 있지만, 국가대표가 되면 그런 상황에서도 계획대로 나아간다"고 강조했다.

지도자에게 필요한 덕목에 대해 황 감독은 감독과 선수들 간의 '신뢰'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이 나를 믿고 따라올 수 있는지, 선수들이 지도자를 믿고 따라갈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제가 무섭기만 하고 신뢰가 없었다면 선수들이 '나를 따라왔을까'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성장하면서 성적이 좋아지니 당연히 신뢰가 쌓이게 된다"고 분석했다.

황희태 감독은 지도자이기 이전에 선수로서도 화려한 이력을 가졌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대표부터 2012년 런던 올림픽 대표까지 그를 현재의 명장 반열에 올린 건 선수 시절의 영향이 한몫했다.

황 감독은 "고등학교 3학년 당시 춘계 전국 중·고등학교 유도연맹전에서 첫 금메달을 땄을 때가 기억난다"며 "당시 어머니가 많이 편찮으셨는데, 경기가 제 고향인 목포에서 열렸다. 부모님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시합장에 오신 경기다. 부모님이 기뻐한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추억했다.

선수 시절 가장 힘들었던 시합에 대해 그는 "제가 (무게 대비 키가) 크지 않아 상대 선수와 머리 하나 정도 차이가 났다. 그래서 스피드나 린치를 커버하기 위해 중학교 때 오른쪽 자세를 배웠는데, 제가 살려고 왼쪽 자세도 함께 배웠다"며 "그렇게 양쪽을 다 배웠다. 업어치기 할 때도 저는 스텝을 하나 줄였다. 당시에는 (신체적 차이를 뛰어넘는) 기술로 대결했다"고 회상했다.



황희태 남자 유도대표팀 감독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파리올림픽 출국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뉴스1


▶ 감독은 '신난다' 선수들은 '재미난다' 구호..'즐길 수' 있는 유도 목표
"KH그룹 필룩스유도단을 '글로벌 명문팀'으로" 포부


유도 선수와 감독으로 맹활약한 그는 지난 2015년 무도 특별채용으로 경찰로 선발, 4년간 경찰로 근무했다.

황희태 감독은 "4년 간 경찰로 근무하면서 유도계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당시 은퇴선수들이 돌아갈만한 마땅한 자리가 없었다"며 "경찰 생활을 접고 돈을 벌기위해 미국에 가서 누나가 운영하는 공장에서 일하기도 했다.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외로운 생활을 하다 보니 공황장애와 우울증이 올만큼 정신적으로 힘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황 감독은 선수 시절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것이 트라우마로 남아 악몽에 시달리기도 했다.

황 감독은 "경찰과 미국에서의 생활을 이어갔지만, 유도를 하고 싶은 마음은 여전했다. '2012 런던 올림픽' 4강에서 패했던 당시가 계속 떠올라 악몽에 시달리기도 했다"며 "저의 사정을 들으시고 2019년 배상윤 KH그룹 회장님이 저를 불러 위로하시면서 KH그룹 필룩스유도단 감독 자리를 제안해 주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선수 기간 동안의 노력을 인정하고 위로해 주신 배상윤 회장님 덕분에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극복했다"며 "회장님이 불러주지 않았다면 유도를 다시 할 수도 없었고, 올림픽의 한도 풀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유도 지도자로 돌아온 그는 유도의 매력에 대해 "(상대를) 메쳤을 때의 희열"이라고 말했다. 황 감독은 "상대 선수도 안 넘어가려고 열심히 연습했을 텐데 그 선수를 내가 기술로 메쳤을 때 희열이 있다"며 "복싱 선수도 연습한 대로 상대를 KO 시켰을 때가 가장 기쁘듯, 저희도 메쳤을 때의 희열이 어마어마하다. 그게 유도를 계속하게 만드는 힘이다. 특히 강한 상대를 이겼을 때는 더 크다"고 말했다.

감독과 선수 시절의 차이점에 대해 황 감독은 "선수 때는 감독은 나가서 가만히 서 있는데 뭐가 힘드냐고 생각했다. 그때는 아침부터 (훈련하느라) 너무 힘들다고만 생각했다"며 "그러다 지도자가 되고 나서는 짧은 시간 안에 효과적인 트레이닝을 위해 연구하고, 또 팀 성적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선수 때보다 지도자일 때가 훨씬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리틀 황희태'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 그는 "김민종 선수(양평군청)가 가장 비슷한 것 같다. 조금 차이가 있지만 운동하는 스타일이 비슷하다"며 "기술과 움직임에서 가장 비슷한 건 이준환 선수다. 경기 시 반칙승보다는 메쳐서 획득한 기술로 점수를 얻는 방식이 닮았다"고 설명했다.

한국 유도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 황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을 유지하면서 기술의 디테일을 살려야 한다. 현재 유도가 동유럽 쪽의 변칙 기술 유도로 많이 변화했다"며 "그래서 이번 올림픽에서 조지아, 아제르바이잔 등 동유럽 쪽이 입상을 많이 했다. 우리도 뒤처지지 않는 유도 강국이 되려면 그런 기술을 받아들이고 연구하며 습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도 지도자들에게 그는 "선수들에게 유도가 재밌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 유도 선수가 즐겁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지도자들이 강한 훈련을 하더라도 즐겁게 시켜야 한다. 저와 선수들은 운동할 때 자주 쓰는 구호가 있다. 제가 '신난다' 하면 선수들이 '재미난다'를 외친다"라고 따뜻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끝으로 향후 목표에 대해 황 감독은 "현재 제가 몸담고 있는 KH그룹 필룩스 유도단은 최원 단장의 탁월한 리더십을 더해 명문 팀으로 발돋움해 나가고 있다"며 "저와 송대남 감독이 KH그룹 필룩스 유도단을 우리나라 최고의 팀을 넘어 세계 최고의 팀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하겠다. 많은 분의 격려와 응원 부탁드린다"고 포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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